지정
고생 많았다. 남자가 큰 손으로 정국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정국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반짝이는 구두 위로 개미 한마리가 기어가는 것을 쳐다보며 일렁이는 눈에 힘을 주어야 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도 않을만큼, 풍경에 쉽게 섞일만한 종류의 작은 묘목이 둘의 앞에 박혀있었다. 남들처럼 작은 명패조차 걸고있지 않아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알 수 없는 나무는 지민을 기억하는 이를 제외한다면 누구도 그것의 의미를 모를 것이다. 정국은 나무 앞에 차분하게 꽃을 내려두는 남자의 행동을 쳐다보다 그의 가자는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를 먼저 떠나는 남자의 발만 쳐다보며 뒤를 따라갔다. 정국은 남자의 옆에서 나란히 걸음을 맞춰 걸었다. 차가 주차된 곳 까지 걸어가는 동안 남자는 정국에게 많은 것을 물..
On
2016. 11. 18.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