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여름방학 때마다 정국은 걔네 아줌마가 하는 슈퍼에서 털털거리는 소리를 내는 선풍기 하나를 두고 계산이나 했다. 좁아터진가게라서 에어컨은 못두고 예전 상호 바뀐 회사의 고물 선풍기하나만 켜두고 땀을 삐질 흘리며 고개를 들고 맞은편의 티비나 쳐다보면서. 지민은 그런 정국의 옆집으로 정확히 말하면 이젠 이사를 가서 걸어서 십오분 정도로 멀어진 거리에 산다. 그런데도 학교돌아오는 길에 꼭 심부름을 시키면 집 앞의 마트에 가지 않고 정국의 가게에 가서 사서 시원해야 할 것들도 죄다 미지근하게 덥혀온다. 방학이니 지민은 이제 학교에 갈 일도 없고 본인도 더운건 어쩔 수 없는지라 심부름은 집 앞 마트에 간다. 에어컨도 나오고 대체 어디서 믹스해온건지 모를 요상한 댄스곡들이 흘러나오는 마트에서 아이스크림도 사고 과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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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1.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