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정국은 원래 이곳의 사람이 아니다. 영어도 제대로 할 줄 모르고 중국어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도 어떻게 여지껏 지내왔나 보면 그건 첫째로 정국이 잘생겼기 때문이며 둘째로는 어느정도 눈치가 있는 덕분이다. 집은 호의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부자 여자가 마련해주었다. 넉넉하진 않지만 돈은 어쩌다가 생긴다.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하지 않아도 죽을지경은 한번도 마주한 적이 없어서 정국은 하루가 무료했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예전엔 이만큼 무기력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이러다간 배 굶어죽기전에 지루해서 죽을 것 같았던 정국은 일을 구하기로 했다. 살고 있는 집의 근처에는 세탁소가 있다. 그래봤자 지키는 사람 없이 거대한 세탁기가 어지러울만큼 놓여져있고 작동도 빨래를 하러 온 손님들이 코인을 넣으면 알아서 돌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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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7. 1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