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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efii 2016. 10. 10. 16:28

 나는 외국에 가본적은 없지만 그의 배 위에 엎어져 낯선 도시의 밤거리를 생각하곤 했다 우리가 거기를 거닐면 얼마나 좋을까요 조금 쌀쌀한 날씨에 나는 커피를 들고 형은 우산을 들고있는거에요 아무래도 그런 도시의 길엔 사람이 많겠죠 그럼 형은 내가 커피를 쏟지 않도록 남은 손으로 내 어깨를 끌어안아주어야 해요

 지민은 제 가슴 위에 고개를 얹은 채 눈을 감고 중얼거리는 정국을 본다 장단을 맞춰줄까 생각하며 따라 눈을 감는다

나는 어두운 남색빛이 도는 코트를 입고 까만 장우산을 쓰고있을거야 왼손으로는 네 어깨를 잡고 남은 손으로는 우리가 같이 비를 피할 수 있는 큰 우산을 들고있지 옆으로는 복잡하게 차가 막혀있어 귀를 때리는 시끄러운 경적소리도 들릴테고 네 옆을 지나가는 사람은 바쁜듯 휴대폰으로 전화를 받으며 지나가 나는 그 사람이 혹시나 너를 밀치고 지나갈까봐 더 당겨 안는거야 좀 더 밀착해서 적당한 무게로 내리는 비가 우산을 때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걷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그렇게 형 쪽으로 몸이 당겨진 순간 나는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형을 쳐다볼거고 그러면 형은 내 시선은 항상 귀신같이 알아채니까 따라서 나를 바라볼거에요 그 순간

정말 우리 둘만 이 세상에 있는 기분일거야
세상이 멈춰도 나쁘진 않겠죠


 먼지나는 방 안에서, 밖은 시끄럽게 술취한 사내가 주정을 부리는 소리가 들리고 방의 벽 너머로는 다른 연인들이 사랑을 나누는 소리가 지민과 정국의 귀까지 넘어온다 이런 작은 방 안에서 다른 세상을 생각하는 둘 두 사람 가난한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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