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오늘도 잘 놀았어? 묻는 말에 잘도 웃으면서 대답한다. 응 재은이랑 놀았어 밥엔 당근 나와서 싫었어. 여느때와 다르지 않은 날이었다 여섯시면 끝나는 민정이의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를 안고 집까지 걸어오는 평화로운 저녁, 시월 초입의 날씨는 조금 쌀쌀했다. 코끝이 조금 시려운지 귓가에서 킁하는 소리가 난다. 추워? 아니 눈을 마주치고 이런저런 나중엔 기억도 나지 않을 질문들을 하다 다다른 대문 앞에서 그의 앞에 보인 것은 익숙한 구두코, 들린 것은 잊을 수 없는 목소리였다. "정국아" 지민이 돌아왔다. 양 손에는 커다란 짐가방 두개를 들고, 민정이를 한번 보더니 씩 웃는다. 안녕? 민정이는 그 웃음이 맘에 들지 않는지 정국의 어깨로 몸을 더 틀었다. 누구야? 작게 소곤거리며 묻기에 정국이 똑같이 목소리를 줄..
On
2016. 10. 11. 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