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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에 도착했을 때 이미 형은 테이블에 고개를 처박고 잠들어있었다. 나는 형이 왜이렇게 약해졌나 생각해 본다. 꼭 예전에 비해 크게 성격이 죽은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 안하던 짓을 했다. 항상 데리러 오던 사람이 반대로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하거나 되지도않는 심술을 부려 집에 일찍좀 다니라는 잔소리까지 하면서 나를 과보호하기도 했다. 아프면 마음도 병든다던데, 이렇게까지 신경이 예민해진걸 보면 몸이 더 안좋아진 것은 확실했다. 그런데 이렇게 성격까지 변할만큼 아픈 사람이 술을 퍼마시고 뻗어있으니, 순간 머리가 지끈거려 잠깐 뒷목을 주무르다 일단 집에부터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엎어진 형을 업으려다 계산이 먼저인 것 같아 주머니를 뒤지고 있는데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역시나 싶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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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4. 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