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하루가 길었다.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반 분위기도 뒤숭숭할 시기라 일부러 독서실까지 간 탓에 돈이 아까워 엉덩이를 붙이고 있었더니 어느새 새벽이었다. 독서실은 2시쯤엔 문을 닫는 곳이라 정국은 꼼짝없이 돌아가야 했다. 물론 집에 들어가는 것이 싫진 않았지만 지난 한달 전부터는 집이 불편했고 가고싶지 않았다. 이게 다 새로 들어온 식구때문이다. 한달 전 정국의 엄마는 새로운 짝을 데리고 왔고 그는 어처구니없게도 자신과 나이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젊고 어린 남자였다. 새아버지가 될 사람이라며 처음 만났던 자리에서 정국은 그의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 물었다. 뭘 바라고 우리 엄마랑 결혼해요? 그 말에 그 남자는 무슨 대답을 했더라, 어릴 때부터 가족이 없어서 다정하고 포근한 엄마가 좋다고 그랬던 것 같다...
카테고리 없음
2016. 10. 21. 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