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지민은 지금 과제를 해야했다. 마감일이 몇일 남지 않았고 수업은 전공이었으며 레포트의 비중은 꽤 컸다 그러나 집중할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이 나라에 사는 모든 대학생이 그러하듯 하고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계는 새벽2시가 되어가고 있었고 켜놓은 구글과 논문검색 사이트는 메인페이지에서 넘어가지 않았다. 드르륵거리며 휠을 굴리는 지민이 켜놓은 페이지는 시덥잖은 게시글이 올라오는 게시판이었고 그와 마찬가지로 일을 미루고 의지가 없는 사람들이 유치한 유머글을 올리거나 신세한탄을 작성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시시한 표정으로 화면을 쳐다보던 지민의 손가락이 멈췄다. 별다른 말 없이 '랜덤 채팅' 이라는 단어 하나만 덜렁 써놓은 글이 위 아래로 길쭉하게 삐져나온 게시글의 제목 사이에서 무심하게 존..
On
2016. 10. 23. 01:11